이 뿐만 아니라 소년원 담당교사들도 업무과부하로 인해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법무부는 범죄로 인해 보호처분을 받거나, 형법에 저촉되는 행위를 한 청소년 등을 소년원에서 교정교육을 진행하고 있으며 1997년부터 소년원의 명칭을 중고등학교 또는 직업전문학교로 변경해 운영하고 있다.
필자는 지난 3일 독일 베를린의 소년원(Jugendstrafanstalt)이 시민들에게 개방되던 현장을 찾았다. 소년원 개방행사는 전문가들과 관련 NGO, 소년원 시설에 관심이 있는 시민들이 참여한다. 베를린 리히텐라데 소년원(Jugendarrestanstalt Berlin ? Lichtenlade)은 1999년부터 민간단체와 함께 2년에 한 차례씩 이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리히텐라데 소년원에 가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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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일 베를린 리히텐라데 소년원 목공실 내부. 보통 일주일정도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 추후 소년원생들이 목공에 관심을 가진다면 퇴소 후 3년 동안 직업훈련을 받을 수 있다. 직업훈련을 받고 경력을 쌓으면 마이스터가 될 수 있는 길도 열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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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일 베를린 리히텐라데 소년원을 시민에게 개방한 날 유니버설 재단(Universal-Stiftung)이 만든 NGO부스에는 성교육 책자들이 놓여 있었다. |
| ⓒ 최서우 |
'베를린 리히텐라데 소년원' 입구에 들어서니 왼쪽에 붉은 색 건물과 오른쪽의 높은 담장이 눈에 들어왔다. 처음 관심이 있었던 부분은 재교육 및 재사회화 프로그램. 마침 BTW라는 글자가 눈에 띄었다. 그 안은 마치 목공소 분위기였는데, 기술훈련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곳이었다.
BTW를 직역하면 '직업임상 작업장(Beschaftigungstherapeutische Werkstatt)'. 우리식으로 말하면 직업훈련 프로그램과 비슷하다. 담당자의 설명에 따르면 첫날은 어떻게 목재를 톱으로 자르는지 그리고 톱으로 자른 목재를 어떻게 조립하는지 알려준다. 다음 날은 사각 소품함을 만드는 법 그리고 다음 날은 원형 소품함을 만드는 방법을 알려준다. 이 세 가지가 목공을 처음 배울 때 가장 기초가 되는 일이라고. 목공소 수용인원은 6명으로 제한되어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인원이 제한되는 이유는 인원이 많아지면 집중력하기 힘들기 때문이라고 한다.
담당자에게 다른 직업 프로그램이 있냐고 물으니 정원 꾸미기와 원예활동이 있다고 했다. 이곳 소년원 수용기간은 최대 28일. 이에 따라 기술프로그램은 단기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고 했다.
목공실을 둘러본 후 유니버설 재단(Universal-Stiftung)부스를 찾았다. 이 재단은 소년원에 들어온 청소년들의 심리치료 프로그램 및 직업 정보 프로그램도 담당한다고 했다. 부스에는 다양한 직업교육에 대한 안내서가 놓여 있었다. 출소된 청소년들은 원한다면 보통 3년 동안 원하는 분야에서 직업교육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직업훈련 후 경력을 쌓으면 마이스터(장인)가 될 수 있냐고 물어보자, 가능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독일에서는 마이스터가 되면 법에 따라 월급을 더 받을 수 있고, 안정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
유니버설 재단 반대편에는 청소년 담당 NGO단체가 있었는데, 무수한 콘돔들이 전시되어 있었고, 성교육에 대한 책자들이 가득했다. 소년원에서도 구체적으로 성교육을 하냐고 물으니 필수 프로그램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담당자는 청소년의 차후 성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그리고 앞으로의 올바른 부부생활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소년원 건물 내로 들어가 보니, 우리나라의 교정시설처럼 밖에 열쇠가 걸려있었다. 밖의 문은 마치 감옥을 연상케 했지만, 방이 1인 1실 구조에다가 침대, 책상, 난방 및 화장실도 별도로 구비되어 있었다. 게다가 수용인원도 10명 이상 60명 이하로 엄격하게 유지되고 있다. 건물 내에는 휴게실 및 상담실 그리고 체력단련실도 있었으며, 이 소년원의 경우 휴게실 내에서 TV시청이 가능했다.
그렇다면 독일 소년원은 왜 28일만 수용하는 것일까? 그리고 독일의 소년원법 구조가 어떻게 되어있는지 그리고 한국의 법과 어떻게 다른지 등에 대해 베를린자유대학에서 소년법 및 범죄학을 강의하는 크리스틴 드렌크한(Prof. Dr. Kristin Drenkhahn) 교수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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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일의 소년법 구조. 우선 독일의 경우 한국처럼 단장기 소년원 처분이 없다. 또한 우리나라가 보호처분을 일원화 한 것과 달리, 독일의 경우 양육처분(Erziehungsmaßregeln)과 교정처분(Zuchtmittel)으로 구분하여서 집행한다. 독일의 경우 양육처분의 비율이 최근 들어 높아지는 추세인데, 그 이유는 경범죄를 저지른 소년범들이 주로 경제적 어려움, 이혼 및 방임과 관련된 불우한 가정환경에서 성장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
| ⓒ 최서우 |
- 독일의 소년보호사건 처리절차가 궁금하다. 한국과 비교해 본다면.
"독일의 경우 한국과 달리 단·장기 소년원 시설이 없다. 대신 1개월 소년원 시설만 있다. 리히텐라데에서 확인했던 대로 최대 수용기간은 28일이다. 소년원 수용이 되는 경우는 3가지다. 첫째로는 기간수용(Dauerarrest)이 있는데, 형에 따라 최소 일주일에서 최대 28일간 그곳에 머문다. 두 번째로는 단기수용(Kurzarrest)이 있는데, 최대 4일로 평일 날에만 수용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는 주말수용(Freizeitarrest)이 있는데, 하루 내지 이틀 동안 주말에 수용하는 형태다. 참고로 한국과 달리 독일의 경우 초기 성인(Heranwachsender, 만 18세에서 만 21세 미만까지의 성인)도 모든 경우는 아니지만 대다수가 독일소년법(Jugendgerichtgesetz, JGG)에 적용을 받고 있다.
다음 질문을 읽기 전에 독일의 소년원과 소년교도소 개념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소년원 송치의 경우 법원 소년부에서 보호처분으로 판결하기 때문에, 전과기록이 남지 않는다. 소년교도소(독일의 경우: Jugendvollzungsanstalt)는 중범죄를 저지른 청소년들이 형사법원에서 형사처분을 받아 검찰로 송치된 후, 차후 판결에서 징역형(최대 15년)이 이루어진 경우에 가게 되는 곳이다. 이 경우는 전과로 기록되지만, 현실적으로 대다수 건의 경우 집행유예로 풀려나온다고 한다.
- 28일 소년원 송치 외에 다른 형태로 범죄가 관리되는 경우는 없나?
"기소된 청소년 범죄 중 88%는 법원으로 송치된 후, 크게 교육처분(Erziehungsmaßregeln) 혹은 부과처분(Auflage)을 받는다. 교육처분의 경우에는 지시이행(Weisung, 1-2호 처분과 4-5호 처분의 혼합형태로 이루어짐. 예로 들어 사회적응코스 수강 및 4개월 보호관찰 처분), 청소년 복지시설 수용(Erziehungsbeistandschaft, 우리나라 청소년 쉼터와 유사), 청소년 보호시설 수용(Heimerziehung)으로 나누어진다. 부과처분의 경우, 지역사회기부(Zahlung von Geldbetrag, 소년범이 지불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작업명령(Arbeitsleistung), 사과(Entschudigung) 및 피해회복(Wiedergutmachung)등으로 구성된다. (독일은 소년원에 송치되는 사례는 청소년(만14세-18미만) 범죄자 가운데 6%라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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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일의 베를린 리히텐라데 소년원 1인 1실 내부 모습. |
| ⓒ 최서우 |
- 베를린 리히텐라데 소년원은 1인 1실을 사용하더라. 그 배경이 궁금하다.
"1977년 헌법재판소에서 형법개정을 주문하면서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집단 수용이 독일 헌법(Grundgesetz) 1조 1항에 위반된다는 견해였다. 인간의 존엄성은 침해되어서는 안 되며, 국가는 이 불가침의 원칙을 확인하고 보호할 의무를 지닌다. 형법개정을 하면서 모두에게 따뜻한 밤을 선사하는 난방정책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소년원 및 교도소도 예외는 아니었다. 난방정책 뿐만 아니라 교정시설에 대해 1인 1실로의 전환도 이루어졌다. 일부 오래된 소년원의 경우 다인실이 존재하기 하지만, 거의 사라져가고 있는 추세다."
- 68혁명이나 다른 중요한 역사적 사건이 이런 조건 변화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나.
"아니다. 오히려 종교단체나 민간단체의 역할이 컸다. 수감자 및 퇴소자를 돌봐 주는 민간단체의 역사는 19세기 말부터 지속되어 왔다. 처음에는 주로 교회에서 이들을 돌보기 시작했다. 이후에 일반 복지단체 참여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레 정착되었다고 판단된다. 최근에는 시민사회의 관심도 부쩍 높아져서, 정례적으로 정치인-학자-시민사회와 함께 포럼도 가지고 있다. 세상이 워낙 빨리 변하는데다가 새로운 이론도 빠르게 제기되고 있어 이 절차는 필수다. 저도 이를 통해 배우는 것이 많다."
이런 노력들 때문인지 베를린 소년원 수용의 경우, 2004년 1273건을 시작으로 2008년 1508건으로 정점을 찍다가 2012년 938건으로 다시 감소하는 추세라고 한다.
독일 소년원이 던지는 시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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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의 소년법 및 보호소년 등의 처우에 관한 법률에 따른 소년법 구조. 관련 법률은 2007년에 전문이 개정되었고, 부분 개정되어서 현재에 이르고 있다. |
| ⓒ 법무부 |
한국과 독일의 소년원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단·장기 소년원의 유무다. 선진국에 장기 소년원이 없다고 해서 이를 당장 폐지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현실적 측면에서 이 문제에 접근해야 하는데, 최근 시민단체에서 제기하고 있는 과밀화 문제를 우선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의 경우 소년범이 법원 소년부에 송치되면 사건을 심리하게 되는데, 죄질이 상대적으로 무거운 사건의 경우 소년분류심사원으로 위탁하여 과학적 조사를 진행하게 된다. 소년분류심사원은 소년범에게 적합한 지도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기관인데, 여기에서 면접, 보호자 면담, 자서전 작성 및 자료조회를 통해 소년범의 환경 및 심리상태를 조사하게 된다. 분류심사원에서의 생활태도도 소년범의 상태를 판단하는 중요한 포인트다.
문제는 불우한 가정환경을 극복하지 못하고 수차례 죄를 범한 소년들이 소년원 입소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특히, 보호자가 실질적으로 없는 소년들의 경우 더 그렇다. 국회 법사위원회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소년범(만14세 이상 19세 미만의 범죄자)의 재범률이 해마다 높아지고 소년범죄가 성폭력, 마약 등 강력 범죄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년범 재범자는 2008년 13만3033명 중 2만4528명(18.4%), 2009년 13만4168명 중 2만6127명(19.5%), 2010년 10만5019명 중 2만4521명(23.3%), 2011년 10만4117명 중 2만5378명(24.4%)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
무엇보다 독일의 경우처럼 NGO나 관련 단체들과의 네크워크를 통해 범죄 청소년들과의 유대를 넓혀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인권실천시민연대 오창익 사무국장은 "현실은 문제가 많은데 소년원 관련 자료는 없고 답답하다"면서 "소년원과 관련된 현장 실사를 통해 캠페인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독일의 사례처럼, 연 1회 정도 소년원을 시민들에게 개방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 이는 시민들의 교정시설의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뿐더러, 경우에 따라서는 세미나 등을 통해 소년보호시설에 대한 개선책을 고민해보는 시간을 함께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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